기고-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병률 선임연구위원
과거 전국의 마늘생산 주도 … 수작업 의존으로 경쟁력 떨어져
아열대작물 재배 늘리고 작목 다각화하는 전략이 마련되어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병률 선임연구위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병률 선임연구위원

무안군은 전남의 농업 주산지로, 농도(農道)의 농군(農郡)이라 할 수 있다. 농가수와 인구가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20%를 차지하고 있고, 농경지 면

적이 논·밭 합쳐 2만ha이며, 농가 호당 2.75ha로 전국 평균 1.5ha에 비해 1.8배 이상 넓다. 그만큼 무안군 농가들은 농업생산 의존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농업생산환경도 양호한 편이다. 1~2월에 영하1~2℃ 정도로 대부분 영상 날씨를 보여 겨울철에도 밭에서 농작물을 볼 수가 있다. 

1만ha에 달하는 논에서는 대부분 벼농사 단작을 하고, 1만ha의 밭은 사질과 점토질 토양이며 완만한 구릉지 형태로 양파, 마늘, 양배추, 배추, 고구마, 콩 등 작물 재배규모가 비교적 크다. 다른 지역에 비해 과일 재배면적은 총 112ha로 매우 적고, 과채류도 호박의 재배면적이 200ha 정도로 많으며 그 외의 과채류 재배는 별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벼농사는 차치하고 밭에서 주로 재배하는 작물이 노지채소인데, 무안의 노지채소 현실은 어떤가? 현재 재배되고 있는 품목들은 전국적 상황에서 소득작목으로 어느 정도의 전망성이 있는가? 품목 주도권은 갖고 있는가? 주력이 어떤 품목이며 그 품목의 소득은 농가 소득원으로 어떤 상태인가? 작목 대체는 원활한가? 이는 무안의 농가들에게 절실한 문제이자 풀어야 할 과제이며, 무안농업을 보는 전문가들에게도 고민해야 할 과제이다. 무안군 농업이 갖고 있는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무안군은 과거에 마늘 산지로 전국의 마늘 생산과 소비를 주도하고 농가의 최대 소득원으로 중요한 작물이었다. 무안군의 마늘 재배면적은 1995년까지만 해도 전국 재배면적 13,561ha의 35.8%인 4,861ha까지 늘어나고 생산량이 연간 6만톤 이상으로 전국 생산량 10만톤의 40%를 점유하는 최대산지였다. 당시 재배면적은 무안의 밭 면적 중 절반에 해당되어 천지가 마늘밭으로 물들었다. 

그러나 그 후 무안군의 마늘 재배면적이 급격히 감소하여 20년 만에 10분의 1로 줄어들어 2015년에 460ha 밖에 재배되지 않았다. 최근의 마늘 재배면적은 2020년 579ha, 2021년 419ha로 최저 수준까지 감소하였다. 이제 무안은 전국의 마늘재배 시·군 중 1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무안군의 주력 품목인 마늘의 운명이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가? 마늘 재배면적이 감소한 데는 무안군에서 파종하는 난지형 마늘 재배품종인 남도종이 경상도 지역에서 주로 재배하는 대서종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며,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영남지역 등 다른 지역에 비해 마늘 파종 및 수확 기계화 수준이 월등히 떨어져 기계화 속도가 느렸기 때문이다. 수작업에 의존하는 마늘 파종과 수확이 경쟁력을 떨어뜨린 탓이다.

무안군에서 밭 면적의 절반 가까이 점유하던 마늘 재배면적이 10분의 1 이하인 500ha 이하로 줄어들고 나머지 4,300ha 이상의 면적은 결국 양파를 비롯해 양배추, 배추 등 다른 작목으로의 품목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이들 대체 품목의 공급이 늘어나 수급과 가격 불안정의 연쇄효과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특히, 무안군의 마늘 재배면적 중 상당 부분이 양파 재배로 전환하면서 마늘 최대 재배지역에서 양파 최대 재배지역이 된 것이다. 무안군의 마늘 재배면적이 최저였던 2015년 양파 재배면적은 3,355ha가 되었으며, 이후 약간 줄어들어 2019년 2,760ha, 2021년 2,335ha가 되어 전국 면적 18,532ha의 12.6%가 되었다. 무안군 다음으로 양파를 재배하는 지역은 창녕군 908ha, 신안군 803ha, 함평군 802ha 등으로 이들 지역의 면적 비중은 4%대로 무안군에 비해 현격히 낮다. 그러면서 전국의 양파 상황이 곧 무안군의 양파 상황으로 상황 변화가 나타나 최근의 양파 가격 급락은 곧 무안군 양파 농민들의 쓰라린 아픔으로 돌아온 것이다.

양파와 마늘을 제외하고 무안군의 밭에서 재배하는 농작물은 2019년 기준 콩 1,024ha, 고구마 915ha로 밭 면적의 10%씩 점유하고 참깨가 798ha가 재배되고 있으며, 그 밖에 양배추 214ha, 호박 202ha, 고추 195ha, 배추 114ha, 대파 120ha, 시금치 60ha, 무 33ha 정도이다. 과일은 단감 52ha, 배 30ha를 포함해 총 112ha에 불과하여 무안지역에서 과일 재배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무안군 농업이 직면해 있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양파 중심의 농업생산구조를 향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우선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양파 중심의 재배구조를 계속 유지하거나 확대할 것인가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의 「2022년 농업전망」(2022.1월)에 의하면, 10년 후 양파 소비량이 2021년 114만톤보다 다소 많은 150만톤으로 전망되어 양파 국내 공급량을 확대할 유인이 없으며, 중국산 양파(신선, 건조)의 수입량이 평년 기준 약 10만톤 내외로 향후 시장개방과 중국산 등 해외 요인에 따라 수입이 증가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양파의 미래 전망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양파 이외에 양배추 사정은 어떠한가? 양배추는 사계절 작형 전체 재배면적이 약 7,000ha이며, 그중 제주도와 무안 등에서 재배하여 경쟁하는 겨울 양배추 재배면적은 3,000ha 정도로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또한 제주도가 그중에서 2,000ha 정도 재배하여 주력 생산지역으로, 무안지역에서 겨울 양배추 재배를 확대하면 제주도산 양배추와 경쟁하여 가격이나 소득 측면에서 수혜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양배추는 당분간 대체작목으로 권장할만하지 않은 품목이다.

그렇다면 무안군의 미래 농업생산구조, 즉 농가의 재배면적 구성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인가? 대안은 작목 다각화(多角化)이다. 무안군 농가가 그동안 선택해 온 작물은 비교적 큰 파종규모에서 재배할 수 있는 마늘, 양파, 배추, 양배추 등 일반적인 품목이며 이들 품목의 특징은 생산과 소비 양 측면에서 포화상태이거나 쇠퇴국면에 있는 품목들이다. 즉, 미래가 희망적이지 않은 품목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여건에 무안군 농가들이 이들 품목 중 특정 품목을 집중적으로 재배하는 것은 농가소득 향상이나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기후온난화로 아열대작물 재배 상한이 북상하는 점을 감안해 아열대작물 재배를 늘리고, 특작, 시설작물, 과수 등 품목을 다각화하여 소득원을 다양화·안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소비자들도 다품목 소량 소비, 다양화, 차별화, 이색상품 등을 원하는 점에서도 소비지향적인 생산으로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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