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립 시험대 … ‘돌직구와 민들레 홀씨’ 공감대 넓히자

지난 1년, 관공서 보도자료 받아쓰기와 광고에 의한 언론사 길들이기 관행을 거부한 <무안타임스>의 발자취가 ‘돈키호테’ 같은 짓으로 여겨졌을지 모른다. 지역사회에서 언론이 정당한 보도와 비판기능을 수행하며 지자체, 의회, 시민사회와 더불어 제4의 커뮤니티 축을 형성해야 한다는 당위에도 불구하고 우리 현실은 당위성에 관한 원칙이 어그러져 있다. 부여받은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면, 진실과 정의는 훼손되고 부정과 야합이 판을 친다. 더욱이 언론사가 경영을 핑계로 그 판에 가담했을 때 문제의 심각성은 커진다. 당위와 현실 사이에서 향후 무안타임스가 나아갈 길, 그 목표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지역신문의 자립은 어렵다?

통상적인 회사는 자본주의 방식에 따른다. 언론사 역시 발행시스템과 인력 편성에 따라 상당한 자본을 투입해야 한다. 그런데 과연, 수지타산이 맞을까? 서울에서 발행되는 주요 일간지와 광역권 매체가 그나마 존속하고 있으나, 독자들의 구독료로 경영을 뒷받침하는 매체는 거의 없다. 수입원 대부분을 광고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등장한 지역신문도 몇 군데를 제외하면 재정구조가 매우 열악하다. 따라서 광고 의존도는 더욱 커진다. 

인터넷 시대로의 전환은 종이신문 매체의 경영을 더 악화시켰다. 여론주도층조차 종이신문을 읽지 않는 추세다. 대다수 지역신문이 인터넷판을 병행하며 독자층을 넓히려 애쓰지만, 변별력이 약하니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한다. 결국 자립의 길은 점점 멀어지고, 기자는 무능해지거나 영업사원으로 변질된다. 

언론의 정신을 되살려내야 한다.

취재기자는 언론의 별이다. 관점과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특히 지역신문에서 뛰는 기자들은 망설임 없이 발품을 팔고 관련 지식을 공부함으로써 소명을 다할 수 있다. 그러나 시쳇말로 ‘기레기’ 취급이나 받게끔 처신한다면 당사자나 그가 속한 회사의 명분은 훼손당할 것이다. 명분을 내세워 이익을 취하려고 했던 ‘언론사업’의 사례는 과거에도 현재도 무수히 많다. 문제는 언론의 ‘넋’이 빠진 데 있었다.

무안타임스가 지금 되돌아봐야 할 가장 중요한 관점은 이것이다. 기존 지역신문들이 간과하거나 내동댕이쳐버린 언론정신. 먹고 살겠다며 ‘보급투쟁’을 한 결과 권력에 타협하고 광고비에 종속된 신문들의 대동소이한 꼴이 반면교사였음은 분명하다. 본지는 이 교훈을 바탕으로 삼아 발굴-탐사-비판-대안보도의 원리를 실현하기 위해 비타협적인 취재-편집을 이어나갈 것이다.   

지역민의 뜻에 부응해야 한다.

크고 작음을 가리지 않고 모든 지역에서 민원은 삶의 무늬처럼 다양하다. 그러므로 지역언론이 그 다양성을 비춰주는 거울이자 여러 생각이 드나드는 창문이 되어줘야 한다. 무안타임스는 공직사회에 엄격하고 지역민에게 따뜻한 시선으로 대할 것을 기조로 삼았으나, 뒤돌아보니 지역민과 독자들에게 많이 다가서지 못했다. 집단민원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거나 해결에 앞장서는 역량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지역민의 뜻이 언론을 통해 발현될수록 지역은 더 성장한다. 창간 당시 본보기로 삼았고 향후 연대하려는 몇 개의 지역신문 사례가 이를 입증해 준다. 지역신문의 힘은 주민 스스로가 언론이 될 때 더욱 커지는 것이다. 무안타임스의 공론장이 넓혀져야 한다. 주민 발언대를 비롯하여 마을회관에서 이뤄질 수 있는 모임, 생업의 현장에서 주고받는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보도될 수 있도록 지면과 콘텐츠를 마련하겠다.  

되살림이 지방자치의 대안이다. 

농촌지역의 소멸을 운운하는 시대에, 공생의 길은 결국 다양성을 되살리고 자급과 도·농 상생의 전략을 지방자치의 핵심정책으로 세우는 것이다. 국가정책이란 명분으로 농촌을 희생양으로 내몰고, 분별없는 자본의 이윤추구 본능이 지역사회를 파괴·잠식하는 오늘, 지역언론의 임무와 역할은 매우 뚜렷해졌다. 나와 내 이웃을 지키는 것. 일컬어 공동체라고도 하지만, 이 시대에 공동체의 논리와 구현방식은 과거보다 어렵고 험난하다. 

무안타임스는 이미 푸드플랜을 포함하여 생태농법과 환경보존 등의 의제를 다루고 있다. 지역파괴형 전력사업에는 지속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다. 투기성 개발사업과 지자체의 단발성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단호히 비판해 왔다. 이처럼 다양한 의제가 지역에 이미 존재한다. 기획보도와 탐사취재는 물론 지역민과 함께 캠페인을 벌여서 저지하거나 대안을 형성해야 할 사안이 엄존해 있다. 이를 관통하는 맥락이 ‘되살림’이다. 

구독자 5천명, 실현가능한 목표

1989년 9월에 창간한 <옥천신문>의 유료 구독자는 3천4백명 가량이다. 월 1만원씩의 구독료와 자발적 광고를 포함하여 약 7천만원의 수입원으로 신문사가 운영된다. 기자는 열 명이다. 창간 1년째인 <무안타임스> 발행부수는 2천부인데, 우편발송 명단에서 유료 구독자는 1천명을 넘지 못했다. 옥천군의 인구가 5만명 아래로 내려간 반면 무안군은 10만명에 가까워졌다. 무안에서 구독자 5천명은 실현가능한 목표다.

본지는 2년째를 맞아 지역민과 접촉면을 더욱 넓히고자 한다. 취재기자를 더 뽑고, 무안읍 중심지에 설치한 대형 전광판에 영상뉴스를 제공하는 등 미디어를 적극 활용할 것이다. 또한 편집자문위원회와 독자위원회를 통해 여론반영률을 높이겠다. 읍면별 주재기자와 인턴기자를 모집하여 현장성과 다양성을 보완하겠다. 편집국의 ‘돌직구’와 독자들의 ‘민들레 홀씨’가 공감하는 무안타임스. 지역을 바꾸는 대안언론으로 살아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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