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래(해제다목적센터사무장)

박미래 해제다목적센터사무장
박미래 해제다목적센터사무장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정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3년 만에 정상적으로 열린 이 축제의 현장에서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이 감독상을, <브로커>의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받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K무비’라 불리는, 한국 영화의 위상이 예전과는 달라졌음을 실감할 수 있는 무대였다. 

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브로커>라는 영화에 기대가 크다. 그의 전작을 보았기 때문에도 그렇지만, 감독이 한국의 여러 곳을 배경으로 가장 한국적인 가정의 드라마를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히 뉴욕타임스에서 “선택된 가족에 대한 세밀한 초상화”라고 극찬하기까지 하여 그 기대감은 더욱 커진다. 

내가 주목하는 부분은 우리 영화의 경쟁력이다. 할리우드로 상징되던 세계의 영화 시장, 그래서 모든 영화 관계자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코리안 드림’을 꿈꾼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가진 콘텐츠적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글로벌 영화계는 한국적인 것에 고무되어 그들의 풍경들을 담아내려고 한다. 이렇듯 한국 영화가 발전하고 있는 것에 뿌듯하면서도, 아쉬운 생각이 있다.

작년 7월, 20년 동안 사용되던 ‘승달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시설물 교체 공사를 완료하여 재개관했다. 이후 승달문예회관에서는 신작 영화를 개봉일에 맞춰 상영하고 있다. 칸 영화제 수상작인 <브로커> 역시 전국 극장 개봉일과 같은 날 상영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문화가 있는 날’ 하루뿐이다. 많지 않은 군민들만 그 혜택을 누리는 것이다. 물론, 남악·오룡은 목포시와 근접하여 이러한 문화적 혜택을 누리는 거리감이 덜할지 모르겠다. 무안은 도시와 농촌이 결합된 군이다. 농촌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도 이러한 문화 혜택을 누릴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영화 이외의 어떤 문화적 혜택을 더 누릴 수 있는가? 문체부에서 조사한 2020년 국민여가활동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농촌의 문화예술 관람률은 2019년보다 24.9%나 떨어진 46.5%를 기록했다. 

마을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나로서는, 농촌 지역의 아이들이 이러한 문화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크다. 아이들은 본 만큼, 들은 만큼, 그리고 느낀 만큼 엄청난 변화와 성장을 이뤄낸다. 조그마한 자극에도, 마음속 울림은 매우 커다랗다. 

이러한 아이들에게 다양한 문화적인 혜택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아이들이 문화를 찾아가게 하지 말고, 찾아와 줬으면 한다. 농촌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위해 찾아오는 문화서비스가 있었으면 한다. 

진주시에서 2020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문화택배’ 사업이 참 부러운 이유도 그러하다.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선정되어 우리보다 한발 더 나아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더 늦기 전에 우리도 시작했으면 한다. 

주민들이 원하는 것들로 구성하고, 지역의 유휴 시설들을 이용한 공연·전시 등으로 그 공간에 대한 문화적 해석을 지역주민들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무안의 각 지역에서 새로운 문화의 색깔들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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