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국(무안군의원)

강병국 무안군의원
강병국 무안군의원

“유통기한 한 달 남은 명함입니다.” 요즘 사람을 만나고 의원 명함을 건네면서 하는 말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무안군의회 제8대 최연소 군의원(만 33세)으로 당선이 되어서 2022년 7월을 끝으로 임기가 끝나기 때문이다.

군의원 재선을 도전하기보다 무안군수 선거에 도전하여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지만(민주당 경선 전국 최연소 자치단체장 도전) 아쉬운 결과로 마무리하게 되었고 이제는 평범한 군민의 삶으로 돌아가려고 준비 중이다.

32년의 기다림 끝에 지방자치법이 개정되었다. 그동안 거수기 역할에 전전했던 의회가 집행부를 향한 견제와 그 역할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 반 기대 반이다. 일반적으로 지방의회와 단체장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기관통합(일체)형과 기관대립(분리)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후자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는 의사결정 기능을 담당하는 의결기관으로서 지방의회를 두고, 그 의사의 집행과 행정의 통할권을 가진 집행기관으로서 단체장을 서로 분리시켜 상호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의해 운영되는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관 구성 형태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단체장에게 권한이 집중된 강(强)시장-약(弱)의회의 모습을 띠고 있다. 이는 지방의회 부활 초기, 선출직인 지방의원으로 구성되는 지방의회보다는 중앙정부가 임명 권한을 가진 단체장에게 권한을 몰아주었던 관행의 관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무안군의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의안 통계에 따르면 지난 6대 군의회가 출범한 2010년부터 현 8대 군의회까지 12년간 무안군수가 제안한 의안 중 조례안과 예산안, 결산안 등 전체 182건 중 100% 달하는 182건을 원안·수정 가결했다. 7대는 221건 중 218건(98%), 8대는 432건 중 430건(99%)이다. 

통계로도 알 수 있듯이 군수가 의지를 갖고 밀어붙이면 군수의 막강한 권한 아래 의회가 끌려가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정당정치 체제하에 우리 지역처럼 일당 체제의 행정부와 의회는 상호 견제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그러기 때문에 의원 개인의 역량과 더불어 개인의 정치적 신념과 철학이 중요하지만, 특정 정당의 후보로 선택될 때 고려해지는 것은 전혀 다른 것임을 현실정치를 하다 보니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에서 중심이 되는 지방의회 의원 2명당 1명이라는 전문인력의 충원으로 촘촘한 의안 점검과 조례 발의까지 가능하게 된 것과 의원의 역량 강화를 통해 의회의 기능을 강화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은 그나마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된다.

지난 2022년 6월 1일은 앞으로 4년간 무안군의 살림을 책임질 사람, 그리고 그것을 감시하고 견제할 군민의 권한을 위임받은 일꾼을 우리의 손으로 뽑았다. 단순히 권한을 위임만 해 줄 것이 아니라 특혜와 비리가 난무하는 세상이 오지 않게, 군민으로서 권리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그리고 선거뿐만이 아니라 주민 관점에서 지방의회가 의회로서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공론장을 형성하는 데 참여하고, 차세대의 지방의회 인재를 육성하는 데 노력을 함께 해야 할 것이다. 

선배 의원으로서, 한 명의 군민으로서 의정활동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며 무안군 행정과 이를 감시하는 의회의 역할이 공정하게 잘 맞물려 돌아가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려고 한다. 응원하겠다. 무안군을 잘 부탁한다.
 

저작권자 © 무안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