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석 무안도자소공인특화지원센터장(목포대 경영행정대학원장)

조영석 무안도자소공인특화지원센터장(목포대 경영행정대학원장)
조영석 무안도자소공인특화지원센터장(목포대 경영행정대학원장)

전남 서남권은 오랜 역사에 걸쳐 영산강 도자산업 벨트를 구축해 온 곳으로 현대에는 무안군 청계면을 중심으로 전국 최대의 ‘생활도자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고, 강진군은 고려청자문화특구로서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지자체들마다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해 지역특화산업육성에 공을 들이는 이때,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지역 특화 산업을 보유한 무안군은 도자산업 육성·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해야 할지 ‘무안도자소공인특화지원센터’ 조영석 센터장을 만나봤다.

무안군에 전국 최대의 생활도자기 클러스터가 집적되어 있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청계 농공단지를 중심으로 반경 10km 이내에 농공단지가 있는 3개 읍·면을 중심으로 전국 최대 생활도자클러스터를 형성해 전통 도자와 현대생활 도자의 발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1년 12월말 기준 청계면에 32개사, 인접한 삼향읍 16개사, 몽탄면 10개사, 일로읍 9개사 등 총 67개 업체 중 근로자 10인 이상 도자업체는 전국의 55%, 전남의 80%가 무안군에 밀집되어 있을 정도예요.

특히, 청계면은 원재료에서부터 생산, 유통단계까지 도자 전(全) 공정 일관 체계를 갖춘 전국 유일의 특성화 지역입니다. 90년대 후반부터, 목포 ‘행남자기’에서 배출된 우수한 인력들이 청계농공단지를 중심으로 공장형 생활자기, 제형, 가공, 전사, 도자 제조 등의 업체를 창업하며 32개사로 늘어났고, 2005년 10월 전남도청이 이전하면서부터는 삼향읍 남악신도시 주변에 도예공방 창업이 증가해 생활자기 및 도예공방 16사가 가동 중에 있습니다.

무안 도자 역사, 얼마나 된 건가요? 
보통 전남지역 도자 하면 강진이나 해남을 떠올리는데, 무안은 분청사기 발상 집니다. 몽탄면에는 4대째(100년 이상) 가업으로 도자전통을 이어온 김옥수 한국 도예명장(무안요), 1975년 낙향하여 분청사기를 중흥시킨 정철수(몽탄요) 등을 중심으로 10개 도예공방이 자리 잡고 있고, 청계면에는 1980년대 중반 월선리 예술인촌을 도자마을로 개발한 김문호(물아혜요), 장용덕 명장(토민요), 임영주(우후요) 등이 편리한 교통여건을 갖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몽탄에서 옮겨와 도예공방을 발전시켜 왔죠. 우리나라 다도를 정립한 초의선사 탄생지도 무안이잖아요. 황토, 점토가 좋아 조선시대 전라도에서 생산된 분청사기는 모두 ‘무안물(物)-무안분청’으로 통칭해 쓰기도 했습니다. 

클러스터 형성만으로 명맥을 이어가기가 쉽지는 않을 텐데, 도자업체들 운영실태는 어떤가요?
사실, 어려움이 많습니다. 지방의 한계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전국 최대 생활자기클러스터를 형성하고는 있지만 마케팅이나 디자인에는 많이 취약합니다. 해외의 유명 브랜드와 중국의 저가 생활도자기가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쳐 매출은 감소했고, 도자소공인들은 수도권에 비해 지리적으로 열세한 데다 마케팅 기법이나 정보력이 많이 부족합니다. 지자체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거나 지연될 경우 1,500년 이상 이어온 영산강 도자산업벨트 전체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도자소공인들의 수도권에 비해 지리적으로 열세하다 말씀하셨는데, 무안도자소공인특화지원센터에서는 어떤 도움을 주고 계신가요?
먼저, 무안도자소공인특화지원센터 소개를 좀 하자면 지난 2020년 10월 목포대 산학협력단이 소공인특화지원센터로는 처음으로 5개월간 청계면 도자소공인들을 돕게 됐어요. 이후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내년 1월까지 3년 연속 계속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된 건데요. 올해는 무안군의 지원으로 4억원이 확보돼서 도자소공인들에게 업체당 최대 1천만원 지원이 가능하게 됐어요.

그리고 근로자 10인 미만 도자소공인들을 대상으로 소공인 상담이나 백년 소공인 선정도 지원하고 여러 가지 필요한 교육이나 디자인 개발 컨설팅을 돕게 됩니다. 또 특화상품 개발이나 상품 포장재 제작 지원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무안 도자산업, 산업적 성장 가능성은 어떻게 보세요?
산업적 성장 가능성 충분하죠. 역사적으로도 그렇지만, 원자재와 풍부한 지리적 생산 여건도 갖춰져 있는 데다 도자 전 공정이 한 곳에서 가능한 곳이죠. 또 목포대를 포함한 지역 내 인재의 산실인 3개 대학이 밀집해 있습니다. 사통팔달의 편리한 교통 여건과 풍부한 도자 수요처가 인접해 있어 전통도자와 생활도자를 접목한 산업 발달을 이루기에 충분한 곳이 무안입니다. 세라믹을 접목한 여러 제품들을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무안 도자 발전을 위해 어떤 변화들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전남 서부권은 전국 도자기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도자기 중심지로 고용인원, 매출 등에서 큰 산업을 형성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공예품 정도로 보는 시각들이 많아요. 안타까운 일이죠.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비약적인 발전을 못하고 있다고 봐요. 가장 시급하게는 도자소공인 보호와 육성 지원을 위한 도자특화지구 지정이에요. 특히 청계면 일대 소공인 보호, 육성을 위한 소공인특화지원센터의 계속 지원이 있어야 하는데, 무안도자소공인특화진원센터는 내년 1월 말이면 사업 지원이 끝나게 됩니다.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도자소공인들을 위한 꾸준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생활도자 산업의 명품화를 통한 지역 대표 스타기업 육성도 있어야 하겠죠. 이를 위해서 전남도는 물론이고 무안군과 군의회가 손잡고 관련 조례를 만들어 내는 것도 필요합니다. 무안군과 의회가 후원하고 산학 연계가 활성화되면 무안 도자산업발전에 큰 역할을 할 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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