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국 前 무안군의원

                 강병국 무안군의원
                 강병국 무안군의원

아프리카 속담으로 흔히 알고 있는 이 표현을 좋아하는 가장 유명한 사람은 미국의 정치인 힐러리 클린턴일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1996년 <It Takes a Village>라는 제목의 책도 출판했을 정도다.

4남매를 키우는 나도 이 뜻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It takes a village to raise a child).” 우리는 좋든 싫든,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고 어떤 사람이 될지 영향을 미치는 상호의존적 세계에 살고 있고, 그 세계에서 우리 아이들은 듣고, 보고, 느끼고, 배운다.

이러한 나의 철학을 정책으로 실현하기 위해 입을 열게 되었을 때가 2020년 12월경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온라인 수업기간 중 집에서 단둘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나 중화상을 입은 인천 초등학생 형제의 화재 현장을 뉴스로 접하게 되었다.

그해 6월 통계청 자료를 보면 전국적으로 배우자가 있는 1,230만5천 가구 중 맞벌이가 566만2천 가구로 4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러한 부모의 맞벌이 등으로 양육 공백을 해소하고자 학교와 각 지자체에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지만,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장소와 인력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당시 우리 무안군도 16개소의 지역아동센터와 1개소의 청소년아카데미 교실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남악과 오룡 지역은 급격한 인구증가와 과밀학급 운영에 따라 많은 아이들이 돌봄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사설학원을 전전하거나 텅 빈 가정에 홀로 방치되고 있었다.

다행히 2020년 7월에 국토부에서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규칙을 개정하여 앞으로 500세대 이상 신축 공동 주택단지에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다함께돌봄센터’ 설치가 의무화되어 맞벌이 가정의 자녀 돌봄 걱정을 덜어주었다. 그러나 2014년에 착공하여 2020년 7월에 준공하는 오룡지구 택지개발 1단계 사업(총 3,261세대 입주)은 턱걸이로 제외되었다.

무안군은 준공을 앞둔 시점에서 전남개발공사로부터 인수인계를 위해 인수 전담팀을 구성했지만, 행정적으로는 개정된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규칙이 1지구에 적용이 안 된다는 사실을 간과했고, 과밀학급과 포화상태에 이른 보육정책의 문제점이 발생하는 원인의 하나가 되었다.

이러한 보육문제의 과밀사태를 사전에 감지한 무안교육지원청 김 란 교육장께서 목포 공립형 돌봄센터 운영사례를 설명하며 다함께돌봄센터 설치와 운영에 관한 방법을 함께 모색했다. 그 노력의 결과 2022년 6월 30일 무안군 1호 다함께돌봄센터가 개소식을 하게 되었다.

많은 주민들의 관심과 기대 속에 다함께돌봄센터 설치를 위해 주무 부서인 주민생활과, 인허가 부서인 건축과, 자문을 해 준 무안교육지원청 등에서 노력을 했음에도 최초 문제제기 이후 2년여 가까운 시간이 걸린 부분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프리카 속담을 우리의 현대식으로 고쳐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부터는 공간 확충에 대한 첫 걸음마를 했으니 공간 확충뿐만 아니라 보살핌을 받는 아이들이 경험하게 될 프로그램 확충에 함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농어촌 지역에 돌봄 수요가 필요한 곳을 우선순위로 삼고 2호점을 준비하고 있지만 1호점을 기준으로 하나의 매뉴얼을 제작하고 2호점 3호점은 담당 공무원의 인사이동 시에도 흔들림 없이 추진되길 기대해 본다. 한 아이를 기르는 일은 온 마을이 나서야 할 정도로 몹시 힘들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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