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조진형

마른장마에 뭇 생명들이 허덕이는 가운데 7월이 왔다. 농민의 시름도 깊어졌다. 물이 부족하니 농사에 이로울 리 없다. 주민들의 일상은 폭염을 견디며 지루하게 전개될 것이다. 이토록 고단하고 팍팍한 시절에, 민초들의 삶을 위로해줄 무엇이라도 남아 있나. 정치나 경제?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불행하게도.

그런 따위는 이미 개들이 먹어 치웠기를 바란다. ‘궁민 여러분’이 바보가 아닌 바에야 정치·경제의 공허한 입방아를 믿지 않으실 테니까. 개나 줘버려야지! 그런데 아직도 지역에서는 거창한 구호를 남발하며 정치적 위선을 떨고, 유해·혐오시설을 도모하는 업자가 돈 몇 푼으로 민심을 농락하는 지경이 예사로 취급된다. 

지난달 청계면에서 벌어진 일을 보면 세상이 거꾸로 돌아간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XX환경’의 반(反)환경적 발상도 어처구니없지만, 거기에 붙어 주민 여론을 호도하려는 비양심 토착세력들이 더 한심해 보인다. 업체에서 주는 뒷돈 액수까지 소문이 돌며 흉흉한데, 당사자들은 아랑곳도 없다고 한다. 매수당한 분들, 살림 좀 나아지셨나?

당신들의 살림 궁량이 어쩌든지 무슨 상관이랴. 주민들은 번번이 기운 빠지고 날이 갈수록 망가지는 게 지역의 현실이다. 그 사업 하나하나가 탐욕의 결과임을 주민들도 안다. 특히 전력사업에서는 한전이나 업체가 한통속으로 기만과 폭압과 회유를 자행한다. 송전탑, 변전소, 개폐소, 발전소 등이 무안에 얼마나 많은가.

사태가 이러한데, 지자체와 의회는 주민들의 아우성에 어떻게 응답했을까. 주민 편에서 능동적으로 또는 적극적으로? 나는 그런 사례를 들어본 바 없다. 주민은 절박한데 군수를 비롯한 공무원과 의원님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조례와 제도를 들먹이거나 눈만 껌벅거리며 뻔한 말씀을 일삼거나 모르쇠했을 테니까.

7월은 당선된 그들이 4년 임기를 시작하는 때다. 몇 개의 장면을 보니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속담이 떠오른다. 의혹이 켜켜이 쌓인 군수는 관용차 사고로 팔을 감싼 채 수백명의 공무원들을 모아놓고 ‘조회’를 가졌다 한다. 본인의 그릇됨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중단 없이, 하던 대로 하겠다는 취임사를 내놨다. 같은 날 군의원들은 민주당 독식을 놓고 기싸움 시늉만 하다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잔칫상에 재 뿌리기 싫지만, 이건 아니다.

개한테 줘버리고 싶은 정치·경제 논리가 지역에 횡행하는 현실. 그래서 형편없다. 경찰은 업체의 편법과 매수, 군수의 부정비리 혐의를 왜 수사하지 않는가. 실추된 지방자치에 경각심을 갖기는커녕 출발부터 혹평을 자초하는 군의회를 과연 믿을 수 있는가. 말썽이 난 체육회를 비롯하여 보조금의 늪에 빠진 지역의 관행과 무기력은 또 어찌할 것인가. 

군수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민주당 소속 군의원들은 자리를 나누며 희희낙락한다. 게다가 부군수의 편법 별장조성 의혹까지. 이는 무안주민을 총체적으로 불명예스럽게 하는 짓이다. 문제의 답은 뭘까. 민주주의가 말라비틀어져서 그렇다. 지금보다 먹고살기가 더 힘들던 시절에도 정신은 살아 있었다. 정의감과 이타심이 모여 세상을 바꾸기도 했다. 부정하고 불량한 세력에게는 민주주의가 가장 큰 위협이다. 그들만의 정치를 우리들의 정치로 바꾸자. 이 나라는 가짜들이 판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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