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무안에 희망을 심다 – 이국농원 이인숙 대표
망운에서 무화과·목이버섯 재배 … 나이에 맞는 농사가 최선

우리네 삶은 수시로 변한다. ‘희노애락’이 펼쳐지는 삶의 인생무대에서 때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더욱 단단해지는 법이다. 누런 곡식이 고개를 수그리고 금빛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는 어느 가을날 이러한 과정을 수없이 겪으면서 살아오다 무안군 망운면에 둥지를 튼 이인숙씨(67)를 만났다. 

무화과와 목이버섯을 재배하며 이국농원 대표이기도 한 이 대표의 최고의 가치와 목표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는 것”이라 했다. 도시 생활에서 묻어 난 귀티는 어느새 멈춘 지 오래다. 11년을 아주 숨가쁘게 달려 온 그다. 수년째 내 자식같이 품어오고 가꿔 온 무화과와 목이버섯 농사를 통한 그의 인생 이모작이 펼쳐진 셈이다. 

젊은 시절 광주에서 유치원을 운영한 그였지만 이제는 무화과와 목이버섯 재배법에 있어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만큼 성공을 하기 위해 시간과 정열을 아낌없이 투자하면서 부단히 노력했다. 그가 걸어 온 ‘귀농일기’를 들어봤다.

남편 병환으로 10여년 전 귀농 
무화과 목이버섯으로 귀농 안착 

망운면 목서리에서 목이버섯과 무화과를 재배하는 이인숙(67) 대표는 귀농 11년차 농사꾼이다. 광주에서 유치원을 운영하다 남편의 건강에 문제가 생겨 모든 것을 정리하고 지난 2009년 남편 고향인 망운으로 갑작스럽게 귀농했다. 

“그때 당시 귀농이라는 자체가 단어조차도 생소했었죠. 하지만 농촌에서 살더라도 다른 직장인처럼 제2의 직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농사를 짓기로 마음먹은 거죠”

2천평의 밭을 구입하고 잔디농사에 도전했다. 하지만 잔디농사를 지으며 온몸에 농약을 뒤집어쓰고서야 농사라는게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다 특별한 농사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며, 농업에 대한 지식도 없던 이 대표에게 지인의 추천으로 무화과 재배를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2012년 태풍 ‘볼라벤’과 ‘덴빈’은 막 자리 잡기 시작한 무화과 묘목을 그대로 두지 않았다. 더군다나 당시만해도 무안에서는 무화과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어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고, 어디에도 참고할 만한 자료도 없어 재배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또 무화과 수확기마다 고된 노동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이제 농사를 배울만 하니까 앞날이 걱정되더라고요. 남은 인생이 있는데 몸을 혹사시키면서 하고 싶진 않았어요.” 그래서 환경에 잘 맞는 농사를 찾기 시작했고, 우연히 읽던 책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표고버섯이었다.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기도 했고, 본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물이라 생각했다. 무화과에 비해 고된 노동은 없었지만 생장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 알맞은 시간에 따지 않으면 상품 가치를 잃어버리기 일쑤였다. 이렇게 첫 버섯 농사는 성공했지만 실패했다. 

 ‘꽃머금 무화과’ ‘해풍머금 목이버섯’
소량판매 판로 어려움 없어 

무화과 농사만을 짓던 이 대표는 버섯에 대한 미련이 계속 남았다. 인부를 쓰지 않고 부부가 쉽게 지을 수 있는 농사가 버섯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비가림하우스로 충분히 재배할 수 있고 자재비, 농약값 등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데다 농작업을 서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그러던 중 버섯분야의 전문가로부터 목이버섯을 추천받았다. 그때부터 산림버섯중앙연구회에 자문을 구했고, 버섯 각론 책을 구매해 조금씩 공부를 시작했다. 2015년 버섯 키트를 구매해 선행 버섯을 키우기 시작했다.

“특별한 매뉴얼도 없고 배지를 만드는 사람들이 일러주는 데로 해봤지만 목이버섯이 썩기만 했어요. 어떤 걸 따야하는 지 알려주는 이도 없고 모든 게 막막했죠. 포기하고 싶었지만 무화과 농사도 10년차에 이르니 누구에게 알려줘도 될 정도인데 목이버섯도 10년정도는 걸릴 거야 하며 마음을 다잡았어요”

차츰 목이버섯에 관한 책을 두루섭렵하고 교육을 받으며 서서히 터득해나가기 시작했다. 150평 하우스에서 봄과 가을에 각각 배지 2천개를 들여와 두 차례 농사를 짓는데 연간 1천만정도 매출이 오르고 이중 70프로 이상은 순소득이 물량이 많지 않아 온라인판매는 하지 않고 개인적인 알음만으로 판로걱정 없이 생산량을 소화해내고 있다. 

특히 이 대표는 2018년 무안군에서 진행하는 ‘마을기업 육성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프로그램에서 언니네 텃밭 멤버들을 만나게 되어 뜻이 맞는 사람들과 같은 해 ‘해풍목이마을영농조합법인’을 결성하게 됐다. 

무안군은 지난 2020년 특화작물육성사업으로 해풍목이마을영농조합법인(대표 정미령)에 차광, 환기, 관수, 1단 재배시설을 갖춘 비닐하우스재배사(495㎡)를 지원하고 1만 6000개의 종균배지를 공급해 목이버섯 6.5t을 생산해 5000만원의 소득을 올리기도 했다. 

‘꽃머금 무화과’와 ‘해풍머금 목이버섯’ 브랜드로 제품을 출하하고 있으며 ‘해풍머금 목이버섯은 상표등록도 마쳤다. 

욕심부리지않고 돈보다는 건강해야 
나이에 맞는 작목 찾아야 

그는 예비 귀농자들에게 “대부분 성공사례만 보고 귀농하시는데 교육을 받으로 가서 실패사례는 알려 주지 않고 성공사례만 알려 주다보니 큰 꿈을 품고 귀농하시는 분들이 참 많다”며 “귀농 전 무엇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을 짜서 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농산물은 생물이다 보니 해마다 다른 환경조건에 따라 상태가 달라지기 때문에 재배부터 보관까지 어려울 때가 많다”며 “농업은 끝없이 공부를 해야 하고, 완벽한 게 없고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게 농업이기 때문에 어떻게 대응을 해야할 지에 대한 공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10년 넘게 시행착오를 겪으며 아직도 배우고 있다는 이 대표는 “농사는 너무 어렵다. 쉽게 생각하고 뛰어들지 말고 이론과 실전은 확연한 차이가 있기에 몸소 느끼고 깨닫고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몸과 마음은 다른 분야보다 훨씬 많이 부담스럽지만, 열정과 노력으로도 충분히 보답해 주는 것이 농업이라고 말하는 이인숙 대표. 더 탄탄하고 경쟁력 있는 농업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농업인의 열정과 노력에 달려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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