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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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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관점이 다른 언론’을 지향하는 <무안타임스>의 창간 계기는 지난해 10월부터 11월 사이 망운면에서 일어난 무안국제공항 앞 대규모 태양광시설 반대운동이었다. 주민들은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라는 공공성과 태양광 설치사업이라는 기업의 이윤추구 논리에 대해 공공성의 편에 섰다. 대책위원회는 3천여 주민의 서명을 받아 국무총리와 여당 대표, 해당 상임위 국회의원들과 장관에게 진정서를 보냈다.

결과는 대책위와 주민들의 승리였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기위원회 심의에서 ‘불허’ 결정이 남으로써 사업추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지난해 11월 5일이다. 이로써 공항 인근의 땅에 KTX 역세권과 배후도시 확충을 기대하던 주민염원에 청신호가 켜지고, 창포호 생태계도 난개발 폐해의 우려에서 벗어났다. 이는 주민들의 동의절차가 ‘풀뿌리 의사결정권’임을 확인케 한 이정표이기도 했다.

당시 대책위를 이끈 김상춘 위원장이 <무안타임스>의 발행인이다. 망운면에서 태어나 평생 농장을 일구며 살아오던 그가 대책위 활동과정에서 겪은 만감의 원인은 대부분 무안군청의 경직된 관행이 빚어낸 것이었다. 지역신문의 눈치보기 또한 관언유착의 관행에 의한, 관행을 유지하기 위한 파생물이라 여겨졌다. 문제의 본질을 흐리거나 갈등을 조장 또는 방치하는 것은 책임있는 정치인과 공직자들의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더 심각한 것은 공직사회에 뿌리내린 무기력과 무관심이었다.

언론의 역할은 여론을 대변하고 부조리한 현실에 대응하는 것이다. 지방자치 30년이라는 자평조차 낯부끄러운 지금 <무안타임스> 발행작업이 지역의 민낯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될까?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결국 ‘또 하나의 신문’이 생겨나는 것이고, 언론의 존재가치는 낙제점을 받은 지 오래다. 언론인들 스스로 공인이라는 사명감과 책무에서 멀어져 있다. 또 하나의 신문이 만들어진들 뭐가 달라지겠는가.

이러한 토양에 새싹을 틔우겠다니, 주변 분들의 걱정이 많았다. 창간위원 참여 동의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사려깊은 분은 ‘용두사미’라는 격언을 떠올려 주며 거창한 포부를 갖지 말라고 조언했다. A씨는 신문이 종잇값도 못한다며 손사래를 쳤고, B씨는 그나마 신문값 하는 신문이 나오면 읽어보겠다며 애쓴다 했다. 주민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무안타임스>는 지난해 12월 14일 전남도지사로부터 신문사업(일반주간신문) 등록증을 받았다. 취재-편집을 위한 업무공간을 무안읍 공항로 38(성동리, 청담웰피아) 203호에 마련하고 기자모집에 들어갔다. 새해 1월 25일에는 인터넷신문사업 등록을 완료했다. 2월부터는 필진구성을 시작했다. 여러 분야의 참신한 칼럼니스트를 찾고자 노력한 결과, 여성과 청년층의 필진 참여가 두드러졌다. 편집장을 비롯하여 취재기자 3명, 지역별 주재기자 4명이 확정되었으며 향후 기자를 추가모집할 계획이다.

변화는 눈높이에서 온다. <무안타임스> 창간정신은 여타 지역언론의 현실을 거울삼아, 그러나 기자와 필진들이 망설이고 무뎌진다면 ‘그 나물에 그 밥이고, 썩은 물의 고기에 불과하다’는 주민들의 엄정한 눈높이를 되새기자는 고민에서 나온 것이다. 현실의 밭에서 발바닥에 흙을 묻히며 써낸다면 주민이 언론을 외면하겠는가?

편집장은 발행인이 위임한 원칙과 내부방침에 따라 객관성, 사실확인, 기자윤리 준수 및 광고에 의한 포섭거부 등의 기조를 유지하려 한다. 대충 아는 것을 기사라고 쓸 수는 없다. 제대로 알고 거듭 확인하여 사심 없이 쓸 것이다. 기자들을 충분히 대우해서 금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할 것이며, 다양한 직업군의 주민이 필진에 참여하도록 배려하겠다.

<무안타임스> 창간은 지역사회의 ‘오늘’과 동행하는 모든 이들의 몫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영역을 두루 살펴 보도함은 물론 현실에 공감하고 의견을 나눔으로써 진정한 주민권의 실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지역의 문제는 그 지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역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다른 지역의 눈을 통해 우리 지역을 통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출향인사들을 포함하여 뜻있는 이들의 품앗이를 기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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