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 영산강살리기네트워크 사무총장

김도형 영산강살리기네트워크 사무총장
김도형 영산강살리기네트워크 사무총장

하천조사를 하러 무안천을 걷다 보면 주변에 상품성이 없는 양파가 나뒹굴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보곤 한다. 실질적으로 상품가치가 없어 내버리는 어르신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그 양파가 하천의 수질을 오염시키고 그 물로 다시 농사를 짓는다는 것이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어 말씀드리고자 한다. 

양파가 썩으면서 과대한 영양분이 발생하게 되고 이것을 흔히 부영양화라고 한다. 하천의 식물들이 그 영양분을 다 흡수하지 못하다 보니 남조류가 영양분을 흡수해 일명 녹조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녹조가 하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태양빛이 하천 깊숙이 들어가지 못해 수초들의 탄소 동화작용을 막기 때문에 수생식물들이 기능을 못하고 하천이 죽어가는 것이다.

또 이러한 현상으로 하천에 산소가 부족하여 각종 어류, 패류, 곤충 등의 서식처가 상실되어 생태계 다양성이 무너지기도 한다. 단순히 양파 조금 하천에 버렸다고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 하천이 죽어간다는 것이 참 애석하지만 사실이다. 이렇게 오염된 수질이 무안천을 통해 영산강으로 유입되고 이 물이 다시 농업용수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농업용수는 4급수 이상의 수질이면 사용 가능하고 영산호의 수질은 조사지점, 조사방법, 조사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4급수라고 발표한다. 4급수라고 발표해야 농업용수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강바닥의 용존산소량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강 중간지점 정도에서 채취하여 수질을 조사하고 있기 때문에, 그 사실이 정확히 전달되는 경우는 시민사회 조사에만 나타난다. 

또 조사 시기가 여름철이면 강의 수온이 상승하여 5등급 수치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그 어느 기록도 이 부분을 숨기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런데 이러한 수질 악화에 우리 어르신들이 일부 기여(?)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이제는 공론화가 필요하며, 될 수 있으면 하천에 버리는 행위를 삼가해야 한다. 

영산강의 수질오염 주범은 가축분뇨를 포함해 농업 부산물 등 비점오염이 60% 이상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관행적으로 하천이나 제방에 제초제를 하고 농작물을 무단으로 재배한다는 문제점도 있다. 농약과 비료, 제초제는 정화과정을 거치지 않고 비가 왔을 시 그대로 하천으로 유입되어 수질을 오염시키는 요인이며 이 또한 무의식적인 오염행위가 된다.  하천이 죽어가고 미래세대의 공공재가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이제는 인식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어르신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은 농사를 짓고 난 폐비닐과 관련한 얘기다. 폐비닐은 읍·면사무소에 연락하면 즉시 수거해가는 행정체계가 되어있다.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는 현실이다. 마을 한 켠에 쌓아놓고 흉물처럼 되어가는 것이 보기 싫어 해묵은 쓰레기 더미에 함께 태우고 계시는데, 그 폐비닐에서는 다이옥신이 발생하고 다이옥신은 최소한 청산가리보다 8배 이상의 독성을 가지고 있다.

태우다 그 매연을 마셔 암에 걸리고 땅은 땅대로 땅심을 잃고 하천은 하천대로 죽어가는 그러한 오류를 범하지 마시고, 좀 불편하시더라도 행정을 이용해 처리하시고 읍·면 직원들과 마을에서 일하는 분들은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강·하천과 더불어 우리 어르신들이 함께 건강을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그림을 무안천 앞에서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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