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국 前 무안군의원

강병국 전)무안군의원
강병국 전)무안군의원

지난 6.1 전국 동시 지방선거 이후 새로운(제9대) 무안군의회가 구성이 되었다.
재선인 김경현의장, 3선인 김원중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7명 의원은 초선의원으로 새로운 인물로 채워졌다.

벌써 전반기 의회가 6개월 남짓 남은 상황에서 군정보고 중 ‘무기한정회’ 사태가 발생하였다.
그 이유인즉슨 그동안 의회의 자료요청에 충실히 답변해 오지 않는 군 집행부의 태도에 김봉성의원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이 되었다.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중단되었던 지방자치제가 30년 만에 부활하여 현재까지 가장 많이 목격되는 현상 중 하나가 지방자치단체 안팎에서 나타나는 갈등 현상이다.

지방의회와 집행기관의 갈등은 한국 지방자치단체의 형태가 관련성이 깊은데 제도적으로 기관대립형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형태는 지방자치단체의 기관 구성에서 의사결정기구인 지방의회와 집행기관을 대립시켜 상호 견제와 균형을 취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갈등은 자연스럽게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의결기관인 의회와 집행기관 간에 상호인지부족, 자원배분 경쟁, 정보의 불균형, 등 다양한 갈등 요인으로 정당한 견제를 넘어서 견제를 위한 견제가 빈번하게 발생해 집행기관의 행정능력을 저하시키기도 한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의회의 입지 강화를 위해 의결권을 남발하기도 하고 집행부 길들이기를 시도하는 의회의 모습들도 번번이 발생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필자도 8대 의회의 경험을 비추어 보면 집행기관의 안일한 행태와 의원의 자료요구에 대한 불성실한 태도는 심심찮게 목격되어 왔다.
좁은 지역사회다 보니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서로 말을 맞추어 하나를 얻고 하나를 양보하는 경우가 빈번한 이유이다.

하지만 이번 무안군의회 무기한 정회 선포 사태는 이러한 집행기관과 의회 간의 자존심 싸움이라는 평가를 하고 싶다.

무기한 정회를 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면 자료제출 요구에 집행기관의 불성실한 태도를 지적하며 시작이 되었다.

자료요구의 내용을 보면 소상공인 지원 관련사업에 관한 자료에 상세주소가 누락되었던 부분을 지적하며 보완요청을 했고 보완자료를 늑장 대응했다는 이유지만 소상공인 관련 지원사업상세주소가 누락되었다는 지적은 다소 궁핍해 보인다.

큰 틀에서 볼 때 소상공인 지원사업에 관한 의사발언을 하는 데 있어 상세주소가 당장 꼭 필요해 보이지 않는다.

또한 행정사무감사 때 자료요청을 하니 과장이 인상을 썼다는 이유도 의회를 경시했기 때문인지 개인(과장)의 그날 컨디션 문제였는지는 알 길이 없다.

의결기관인 의회가 내년도 군민의 살림살이를 위한 청사진을 논하는 자리는 당연히 엄격하게 관리되어야 하고 신중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명분이 생겼고 견제를 위한 제스처로 정회를 선포했으면 무언가 결과물을 얻었어야 했는데 군수의 비공식 사과 한마디와 함께 하루 만에 속개되는 풍경은 실로 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에 부활한 개그콘서트 2보다도 웃긴 장면이었다.

지난해 32년 만에 지방자치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지방의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지만 현 지방자치제도의 강(强) 시장-약(弱) 의회의 구조로 된 막강한 자치단체장의 권한은 의회에서 견제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의회의 권한을 잘 살려서 투쟁을 하며 집행기관을 견제해야지 투정을 부려서는 안 될 것이다.

지방의원의 든든한 뒷 배경은 주민들이다. 강(强) 시장-약(弱) 의회의 구조를 이겨내고 올바른 견제를 하기 위해서는 의회 활동을 주민들께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군정질문 시간에 주민들께 실시간으로 생중계를 해야 답변하는 집행기관이나 질문하는 의회의원은 좀 더 세밀한 자료 준비를 하게 될 것이고 이러한 긍정적 영향은 주민들에게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동안 해왔던 군정질문은 ‘일괄질문, 일괄답변’ 방식으로 의원이 준비한 질문을 쭉 읽고 나면 군수는 각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 쭉 읽는 식으로 끝이 난다.
군정질문 기간에는 군수 비서실에서 각 의원들을 분주히 찾아다니며 질문의 요지를 상세히 가르쳐 달라고 하기까지 한다.

이런 식의 군정질문은 수박 겉핥기식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군정질문 시간을 ‘일문, 일답’ 형식으로 바꾸고 이를 생중계로 송출한다면 답변자의 태도와 질문자인 의회의원이 철저한 준비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공부를 하고 오기 때문에 박진감 넘치는 군정질문을 하며 주민들께 신뢰를 줄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8대 의회 내내 생방송 송출에 관한 문제와 일문, 일답 형식을 주장했지만 결국 이뤄내지 못했다.

이번 9대 의회에서는 결단을 내려서 보다 더 신뢰받는 무안군의회의 모습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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