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장애인요양원 김진 원장

김 진 목포장애인요양원 원장
김 진 목포장애인요양원 원장

새학기 새친구들을 만나는 자녀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십니까?
어떤 친구를 만날까? 무슨 이야기를 할까? 혹시 소외되지는 않을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모든 부모님의 마음이 같겠지요.

지역에서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을 하다보면 학부모들을 만나는 기회가 많습니다. 

교육에 대한 가치관이나 의견이 조금씩 다를지라도 학부모들은 서로의 자녀를 동등한 시선에서 바라봐 줍니다. 그러나 몸이 불편한 아이 또는 최근에 늘어나고 있는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동급생이 되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집니다. 

가령, 같은 반, 같은 학년에 장애가 있는 친구가 있을 때, ‘왜 우리 아이가 그 아이들 때문에 피해를 봐야하나요?’라며 이기적인 태도를 보이는 학부모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장애가 있는 학생들은 모두 특수학교를 만들어서 그곳으로 보내고 학교에는 비장애 학생들만 활동하게 하자는 이야기를 서슴지 않고 하는 학부모들도 있습니다.

학생들은 학부모가 사회적 편견들을 심어 주기 전까지는 그들의 행동과 상황을 인지할 뿐입니다. 다른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보행이 어려운 친구를 보면, ‘체육관이나 식당에 어떻게 갈 수 있을까?’라고 생각합니다. 배려심이 더 큰 아이는 도움을 줄 것이고 아니면 그저 제 갈길 갈 뿐입니다. 

하지만 부모의 편견이 고스란히 몸에 밴 아이들은 “너 때문에...”라는 말을 붙이며 식사시간이 조금 늦어지는 등의 불만을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것은 오롯이 부모와 사회에게 받는 영향입니다. “외모가 이상하다,” “공부에 방해가 되니 그 친구와 어울리지 마라.”와 같은 편견을 심어주는 말들을 자녀 앞에서 수없이 내뱉고 아이들은 그대로 학습합니다. 

또한 그런 부모들은 학교에 항의를 합니다. “그 아이 때문에...”, “왜...”, “우리 아이가...”라는 말들이 모여 만들어낸 부모의 항의를 보며 아이들은 자신들이 하는 차별적 행동과 무시가 정당화됨을 느끼게 됩니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등록장애인은 265만3,000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5.2%로 집계되었습니다. 또한 장애와 별개로 최근 ADHD 등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자녀들은 그 아이들 때문에 피해를 받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성숙한 인격체로서 우리 사회를 구성하게 될 다양한 친구들과 소통하고 함께하는 방법을 배우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자녀가 집 앞에 있는 안전한 학교를 다닐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과 같이, 장애가 있는 친구들도 가까운 곳의 안전한 학교를 선택해서 다닐 권리가 있습니다. 마음 따뜻한 친구들이 함께 배우는 곳이면 더 좋겠지요. 

우리의 자녀가 학교에서 장애가 있는 친구를 만났다고 하면, 드디어 기회가 왔으니 응원해주세요. 편견 없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지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고 그런 길을 걸으며 성장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최근 모 중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수업시간에 졸고 있는 친구를 선생님이 부르자 아이는 짜증을 냈고 옆에 있던 학생이 ‘선생님이 화가 난게 아니라, 네가 수업시간에 졸지 않기를 바라셔서 이름을 부르신거야’라고 차분히 설명을 해주었고 상황은 바로 마무리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식당에서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고 앞서가려는 친구에게 ‘모두 순서를 기다리는 거야, 양보도 할 수 있지만 모두의 동의를 구해야 해’라고 설명하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마음이 아픈 아이들의 경우 바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도 그런 시선과 마음이 존재하는 공동체 안에서 모든 학생은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차별 없는 마을교육공동체를 경험하며 성장한 아이들의 모습에 마음이 뿌듯합니다.

자녀들에게 어떻게 하면 같이 기회를 누리고 배울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도록 이야기 해주세요. 편견 없는 우리의 아이들이 만들어낸 편견 없는 멋진 세상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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