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등하교 시간-노선·운행시간 엇박자 … 하루 100여명 이용 불과
대부분 학생 외면 … 전면 실태조사 후 현장에 맞게 개선해야

무안군이 시행하고 있는 ‘초·중·고생 농어촌버스 100원 요금제’사업이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대중교통 활성화와 학생들의 교통비 절감이라는 당초 사업 취지와는 달리 이용하는 학생이 지극히 적고, 심지어 이 사업 자체를 모르는 학생들도 대부분이어서 전면적인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사업에 투입된 군내버스의 노선 및 운행시간 등이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과 맞지 않아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정확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무안군에 따르면 올해 8월부터 ‘초·중·고생 농어촌버스 100원 요금제’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남악, 오룡 등으로 이를 확대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 농어촌버스를 이용하고 있는 학생수는 일일 100여명(용역 추청치)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무안군 전체 초·중·고 학생 9천700여명에 비하면 0.01%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모양(몽탄중학교 2년)은 “저희 중학생들의 등하교 시간과 군내버스의 동선이 안 맞아 탈 수가 없어 이용해 본 적이 없다”며 “저를 포함해 친구 대부분도 군내버스 요금이 얼마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초·중학생 3명의 자녀를 둔 학부모 김 모씨(무안군 몽탄면) 역시 “이용하고 싶지만 군내버스 운행시간이 우리 아이들 등하교 시간과 맞지도 않고 노선도 엉망이어서 앞으로도 이용하기 힘들 것 같다”면서 “솔직히 이용자가 있긴 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초·중학생들과 함께 마을학교를 운영중인 박미래씨(무안군 해제면)는 “500원보다 100원에 맞추어 지원하는 것이 분명히 좋지만, 문제는 극히 일부 학생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고 대부분 농촌 지역 학생들은 혜택을 보지 못한다”며 “사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장에 맞게 제도가 개선돼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무안군은 현재 정확한 실태조사조차 하지 않은체 내년도에는 연간 6만여 초·중·고생들이 이를 이용할 것으로 추정하고, 관련예산 1억2천여만원을 편성한다는 계획이어서 주먹구구식이라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학부모 김 진씨는 “예산 집행이 실제 이용자 수를 적용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고, 나아가 교통회사에 지원하는 간접지원 방식보다는 전체 초·중·고학생들에게 교통비를 직접 지원하는 바우쳐 방식이 적용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무안군 관계자는 “전체 학생들에게 일정 금액의 교통비를 지원하는 바우쳐 카드를 통한 지원방식은 공감하지만, 예산문제와 함께 군 자체적인 시스템 구축이 불가능하다”며 “재정의 한계가 분명한 군 차원보다는 전남도 차원에서 추진되면 좋겠다”고 난색을 표명했다. 

한편 신안군은 지난 2007년 버스 공영제를 도입한 후 이를 군 전체로 확대 실시, 대중교통 이용자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등 지역 특성에 맞는 교통제도를 운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목포시 역시 내년부터 초·중·고생 전체를 대상으로로 20억여원의 예산을 투입, 전면 100원 버스제 도입을 추진중 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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